땅끝편지6 - 누가 내 은인인가? 프린트   
관리자  Homepage Email [2020-05-28 00:10:58]  HIT : 169  
▲ 복음을 전하러 들어간 필자가 찍은 인디오 마을의 모습.
▲ 비를 맞으며 모터보트를 타고 인디오 마을에 의료사역을 가는 김철기 선교사 일행.


사역을 시작하고 교회를 개척하고 난 후는 비교적 평안하였다. 그러나 인디오 청년들을 목사와 선교사로 양성하는 신학교를 개교한 다음부터 시련과 박해가 줄을 이었다.

 

신학교 부지를 구입하면서 넘겨받은 소가 20마리 있었는데 1년 사이 뱀에 물려서 죽고 허리를 다쳐서 죽는 등 네 마리나 죽었다. 대형 버스가 우리가 타고 있던 픽업트럭을 들이받는 사고가 났고, 인디오 마을을 향하던 모터보트가 정글에 처박히는 사고도 났다. 우리 아이들이 선교사 자녀 학교 진학에 실패했고, 동료 브라질인 선교사의 아들이 죽기도 했다. 아들을 잃은 선교사가 다른 선교사와 갈등하다 신학교를 나갔다. 그 후로 그는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브라질의 인디오 마을들에 필자, 교회, 신학교를 비방하는 편지를 보냈다. 예배당에 십자가를 걸고 성탄절에 촛불을 장식한 것을 이단이라고 공격하면서 인디오 형제들에게 나를 반대하고 거절하라고 종용했다. 인디오 형제들이 그 선교사의 선동으로 나를 이단, 무당, 적그리스도, 천주교 신부라는 이름을 붙여서 반대하기 시작했다.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인디오 부족의 연합을 깨는 동료 선교사의 악의적인 행동에 분노했다. 공개적으로 그를 모함하고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마음으로 증오했다.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예수님은 마태복음에서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 5:43~44)"고 하셨으나 말씀을 따라 순종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주님께서 방법 하나를 가르쳐 주셨다.
 

박해가 시작되면서부터 그를 미워하였고 복수하고 싶었던 악을 사건별로 보여 주시며 회개하라고 하셨다. 거짓말과 갖은 방법들로 나를 괴롭힐 때부터 품었던 미움을 모두 토하고 회개했다. "주님 내가 더 악합니다"라고 고백했다. 용서하고 축복했다. 그리고 회복되었다. 그 후로도 핍박이 계속되었지만 담담히 받아낼 수 있었고, 그 악이 내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았다. 후에 주님께서 내게 가르쳐 주시기를 그는 내 교만을 다스리려고 보낸 주님의 도구였다고 말씀하셨다.
 

한번은 모터보트로 3일 정도 걸리는 약 900km 떨어진 인디오 마을에 의료팀과 함께 사역을 하러 갔다. 하루 14시간을 달리는 모터보트로 3일을 간다는 것은 무척 힘든 여행이다. 그 마을로 출발하기 전에 미리 언제 도착해 의료사역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런데 인디오 마을에 도착하니 마을에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적그리스도인 내가 온다고 해 나를 만나면 모두 살해 당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져 다른 마을로 피했다고 한다. 이렇게 인디오 형제들이 나를 피하고 접촉을 거부하는 일들은 큰 아픔이었다.
 

후에도 주님은 많은 고통을 허락하셨다. 중상모략, 투서, 고소사건, 배신과 이용당함, 계속되는 말라리아 감염과 독살시도가 있었다. 이렇듯 아마존에서 여러 번 차가운 겨울을 맞았다.
 

이런 사건들이 생길 때마다 그동안 노력하고 헌신해 쌓아 온 공든 탑이 무너져 내렸다. 일련의 사건들은 우리와 인디오 형제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던 신학교, 교회, 가정이 아무 것도 아님을 알려줬다.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듣고 모욕을 받았다. 그때 발견했다. '주님이 우리의 옷을 벗기시는구나. 나뭇잎을 모두 떨궈, 가지만 앙상한 겨울나무로 만드시는구나.' 무척 고통스러웠지만 묵묵히 이 모든 고난을 받아들였다. 내가 주님을 사역으로 오해하고 우상으로 섬기는 것을 명확히 보여 주셨으니 마땅히 모욕 받으며 회개했다. 부족한 선교비로 인해 내가 얼마나 돈을 사랑하는지 알려 주셨다. 주님은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들, 염려하는 것들이 세상을 사랑함으로 가지는 우상임을 가르쳐 주셨다. 마치 양파 껍질을 벗기면 또 껍질이 나오듯 계속해서 우리의 문제들을 보여주셔서 회개하게 하시고 그것들에 대하여 죽게 하셨다.
 

나를 주님께로 가장 가까이 데려다 주고 진실한 복을 받게 해 준 일들과 사람들은 누구였나? 그것은 내가 기뻐했던 좋은 일들과 나를 돕고 함께 하여준 동역자들이 아니었다. 역설적이게도 나를 괴롭히고 모욕하고 배신한 그들과 혹독한 고난이었다. 만일 주님의 허락하신 고난과 십자가가 없었다면 나는 어쩌면 지금도 썩어지지 않은 한알의 밀알로 남았으리라. 진실로 우리를 사랑하셔서 고난으로 우리를 단련하신 주님께 모든 영광을 돌려드린다.
 

"주님, 내가 가졌던, 내가 한 일이라는 모든 선함의 옷을 벗기소서. 그리고 당신께로 가게 하소서."
 

김철기 목사/총회 파송 브라질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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